[에세이] 내가 받는 대접이 곧 내 삶인 이유
보편적으로 사람은 상황과 역할에 따라 다르게 행동한다. 이런 걸 다중인격으로 보는 사람도 많지만, 사람은 원래 그때그때 다 다르다. 회사에서 나는 좀 어려운 상사다. 프로 의식이 강하고 업무 강도도 높아 처음 나와 일하면 클라이언트도 압박을 느낄 정도다. 결단이 빠르고 행동이 거침없는 편이라 냉정하단 평가도 자주 받는다.
하지만 비즈니스만 얽혀 있지 않으면 그런 느낌은 거의 없다. 평상시엔 한없이 느긋하고 지인들에겐 사소한 간섭도 안 한다. 보통 대다수 갈등 상황에서 쉽게 져주고 조금만 잘못해도 바로 사과한다. 일로 나를 아는 사람과 사적으로 아는 사람은 서로 다른 이미지로 기억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내가 딱히 야누스라도 되는 게 아니다.
직장과 가정에서 전혀 다른 직장인은 흔하다. 꼭 역할 따라 페르소나가 다른 게 아니어도 상대 봐가면서 처신하는 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누군가 무례하게 군다면 혹시 본인이 그래도 되는 사람이라서 그런 건 아닌지 살필 필요가 있다. 격투기 선수 앞에서 분노 조절 못 하는 사람 없다. 사람은 다 누울 자릴 보고 다릴 뻗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