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타인의 불행을 내 기회로 삼지 않는 이유
타인의 불행을 내 기회로 삼지 않는다. 이건 내가 특별히 선하거나 그게 도덕적으로 옳아서 그런 건 아니다. 그냥 그렇게 하면 내 기분이 좋지 않다. 투자에서 숏 포지션을 싫어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물론 그런 투자 방식을 즐기는 투자자를 싫어하거나 비난하는 건 아니다.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최대한 합리적인 투자를 하는 것뿐이니 충분히 이해한다.
우리나라 경제가 망하는 것에 돈을 걸면 어떨까? 실제로 경제가 망하면 나는 돈 벌어서 좋고 안 망하면 그 자체로 다행이니 좋은 투자일까? 상대가 망해야 내가 돈 벌 수 있다면 내가 그것이 망하길 바라지 않을 수 있을까? 이런 방식의 투자를 몇 번 해보니 결국 내가 돈 넣은 방향으로만 마음이 쏠리게 되더라. 하지만 그렇게 버는 건 내가 원하는 게 아니다.
누군가 불행해져야 벌 수 있는 돈이라면 그 돈은 그냥 벌고 싶지 않다. 투자자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게 수익이라지만, 난 투자자이기 이전에 인간이다. 어떤 경우에도 내 인간성을 망치고 싶지 않다. 그렇게 안 벌어도 괜찮게 살 수 있는데 괜히 무리할 필요 없다. 돈은 잘 벌고 싶지만, 내가 옳다고 믿는 방식으로만 벌고 싶다. 평생 포기하고 싶지 않은 원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