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쉬는 게 시간 낭비가 아닌 이유
여유가 좀 되는 분이라면 몇 년 정도 푹 쉬어 보길 권하고 싶다. 최근 내 인생에서 가장 큰 변화는 타임푸어에서 타임리치가 된 것이다. 작년부터 회사 일에서 손을 떼고 30대가 된 후 처음으로 장기 휴가 중이다. 숨 막히게 바쁘게 살다가 매일 공원 벤치에서 석양을 볼 수 있는 삶을 사니 라이프스타일뿐만 아니라 인생관 자체가 바뀐다.
지향점이 달라지니 지금 하는 것과 앞으로 해야 할 것 모두 새롭다. 주말 개념을 대다수 문명이 받아들인 걸 보면 보통 6번 일하면 최소 1번은 쉬는 게 인간에게 좋은 휴식 패턴인 것 같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든 5~6년 일했다면 1~2년 정도 재충전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사실 이게 삶의 질을 떠나 소득 증가에도 오히려 도움이 되는 선택이라 생각한다.
최근 쉬는 동안 여러 면에서 크게 성장했다. 일단 정신적인 여유가 많이 생겼다. 덕분에 그동안 바빠서 못한 건 거의 다 해볼 수 있었다. 작년은 버킷리스트를 가장 많이 지운 한 해다. 뭐든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지금이 좋다. 바쁘던 시기엔 온종일 시간에 끌려다녔다면 요샌 모든 시간을 내가 지배한 느낌이다. 지난 한 해는 30대 이후 가장 큰 변화가 있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