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남에게 엄격할 필요 없는 이유
내 사생활도 중요하지만, 나보다 남 사생활을 더 잘 지켜준다. 연애할 때도 SNS에 연인 사진을 올린 적이 없다. 가족, 친구, 동료들 이야기도 익명으로 하고 극히 제한적인 사실만 언급하는 편이다. 메신저 프로필을 커플 사진으로 해놓은 적이 있는데 그건 당시 여자 친구의 요청 때문이었다.
사생활이란 건 말 그대로 개인의 비밀스러운 개인사다. 밖에서 알아선 안 되고 알 필요도 없는 이야기다. 이런 비밀은 교양이 있다면 누구나 지켜줘야 하는 당연한 상식이다. 사생활은 전체 상황과 앞뒤 맥락을 오직 당사자끼리만 알 수 있기에 밖에선 한쪽 얘기만 듣고 함부로 매도해선 안 된다.
헤어진 연인 간 비방은 진흙탕 싸움이다. 누구 하나 좋을 게 없고 남는 건 상처뿐이다. 가십을 즐긴 이들도 그저 씁쓸함만 남을 뿐이니 무시가 배려다. 폭로전은 서로 안 하는 게 가장 좋지만, 만약 답답해서 폭로하더라도 인신공격만큼은 참아야 수습할 수 있는데 이 선을 넘으면 정말 답이 없다.
비방형 가십은 대체로 무시하는 편이다. 이야기의 신뢰도를 떠나 사생활 중 일부만 떼어 놓고 봤을 때 안 이상한 경우가 없어서다. 평소 매우 바람직한 커플도 성생활 얘기만 놓고 보면 상종 못 할 변태 같아 보일 수 있다. 자기 성찰이 되는 이들은 남에게 그리 엄격할 수 없다. 우리 모두 불완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