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자신을 믿고 의지해야 강한 용기가 생긴다
‘자등명법등명’은 석가가 제자들에게 남긴 마지막 가르침을 이르는 말이다. 석가가 죽림촌에서 안거할 때 제자 아난다가 마지막 설법을 청하였는데 그때 이런 말을 남겼다. ‘너희들은 저마다 자기 자신을 등불로 삼고 의지하라. 또한 진리를 등불로 삼고 진리를 의지하라. 이밖에 다른 것에 의지해선 안 된다.’ 자등명법등명의 등은 원래 섬이었는데 한역하면서 섬을 등불로 바꿨다.
원래 해석은 자신을 섬으로 삼고 자기를 의지하란 뜻이 된다. 석가는 모두가 절대적으로 믿는 종교 지도자급 신분으로 살면서도 무조건 본인을 따르기보단 제자들 스스로 자기 관점으로 세상을 살라고 설법했다. 어렸을 때 이 일화를 알게 됐는데 주체적으로 살아야겠다는 자의식 형성에 큰 영향을 받았다. 이때부터 뭐든 나만의 관점을 가지고 스스로 생각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남 말을 함부로 믿지 않고 남이 어떻게 사는지보단 내 생각과 스타일을 존중하게 된 것도 자등명법등명을 늘 마음속에 새기고 살기 때문이다. 주체적 인간으로 사는 건 여전히 내게 중요한 목표이자 어려운 숙제다. 인간은 원래 나약한 존재다. 자기 생각조차 끊임없이 회의하고 사소한 도전에도 망설인다. 뭐든 과감하게 시도하는 힘의 근원은 나 자신을 등불로 삼고 의지하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