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적을 안 만드는 최고의 방법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내가 무슨 일 하는지 궁금해하는 분이 많다. 하지만 나는 가족과도 내 사업 얘긴 안 한다. 서로 못 하는 얘기가 없는 절친하고도 일 얘긴 거의 안 한다. 지금까지 안 했고 앞으로도 할 생각이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할 필요가 없어서다.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나눠서 생각해 보자. 만약 내가 매우 잘되고 있다고 가정했을 때 이걸 나와 우리 회사 식구 외에 다른 사람이 알아서 우리가 얻는 이득이 뭐가 있을까? 세무 조사? 시기? 험담? 잘해야 별 의미 없는 칭찬이나 격려 정도다. 그런 건 아무 실익이 없다.
잘 안 풀리고 있다고 해보자. 그러면 온갖 잡소리가 다 나온다. 사업을 왜 그렇게 하냐는 잔소리부터 시작해 내 그럴 줄 알았다는 식으로 각종 잡음이 다 튀어나온다. 그나마 좋은 얘기라 해봐야 전문성 하나 없는 조언 정도가 전부다. 나보다 내 일에 전문가는 없다.
본인이 뭐 하는지 떠벌리지 마라. 잘되든 안되든 아무 도움이 안 된다. 단 예외가 있다. 업종이 미디어 사업이면 예외다. 유명해질수록 수익에 도움이 되면 전략을 반대로 가져가야 한다. 모든 걸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그런 게 아니라면 괜히 떠들 필요 없다.
고독을 즐겨야 한다. 누구한테 기댈 생각 말고 자기 문제는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만약 내 정보를 공유할 상대라면 중간에 발 뺄 수 없게 잘 묶어둬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그냥 안 밝히는 게 낫다. 적을 안 만드는 최고의 방법은 상대가 내 존재 자체를 모르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