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끝까지 자기 페이스를 지켜야 이긴다
노인에게 남은 인생은 짧지만,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 청년에겐 그리 짧지 않다. 20대를 자주 상담하는데 다들 지나치게 조급하다. 20대에 뭔가 대단한 성취를 이루려고 한다.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20대엔 외국어 하나만 제대로 익혀도 괜찮게 산 거다. 뭐가 그리 급해서 당장 성공하길 바라나.
난 20대가 끝나갈 무렵에 거의 무일푼 상태였다. 첫 창업 실패 후 두 번째 창업할 땐 사무실 보증금 내고 남은 돈이 월세 수준이었다. 내가 상담한 20대 중 나보다 최악의 상태로 20대를 마무리한 이를 찾기 어렵다. 20대를 이렇게 보냈어도 정신 똑바로 차리고 몇 년만 제대로 살아도 천지개벽이 가능하다.
빠른 성공을 목표로 하지 말고 제대로 사는 마인드가 뭔지 깨달아야 한다. 경제적 자유를 성취하고 인생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이들이 어떤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지 파악하자. 그들이 돈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진지하게 배워라. 그것만 옆에서 바로 배울 수 있어도 삶을 바꾸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지금 20대라면 적어도 80년은 더 살아야 한다. 갈 길이 구만리다. 마라톤 뛴다고 다 옆 사람 속도에 맞춰서 뛰는 게 아니다. 자신만의 호흡과 리듬으로 페이스 유지를 잘해야 끝까지 완주할 수 있다. 그건 자기 상태가 중요한 것이지 남이 어떻게 뛰는진 그리 중요치 않다. 천천히 가도 된다. 제대로 가고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