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빠른 포기가 현명할 수 있는 이유
모든 게 완벽했던 애인을 보면서 가끔 나랑 왜 사귀나 싶을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 의문은 그녀가 새로 사귀는 남자를 보고 쉽게 풀렸다. 어딘지 모르게 나와 분위기가 엄청 비슷한 남자를 만나고 있더라. 확실히 사람마다 자신만의 확고한 취향이라는 게 있는 것 같다. 운 좋게도 나는 그녀의 취향이었던 셈이다.
이걸 비즈니스 상황에 대입해 보면 빠른 포기야말로 가장 훌륭한 영업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상대 취향과 내가 제공하는 게 맞는지 빠르게 포착한 후 아니다 싶으면 포기하고 다른 고객을 찾아 떠나는 것이다. 영업은 원래 많은 시도와 실패가 당연하다지만, 기본 전략은 이런 방향으로 잘 잡아놔야 한다.
연애 시장도 마찬가지다. 10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타령하지 말고 한두 번 시도해 보고 안 된다 싶으면 빨리 타깃을 바꿔야 한다. 안 되는 걸 되게 하는 건 정말 힘든 과정이다. 그냥 잘 될 만한 상대를 찾는 쪽이 훨씬 현명하다. 노력하는 태도는 늘 중요하지만, 최소한 노력할 가치가 있는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근성은 소모성 강한 에너지다. 마음먹는다고 의지대로 생성되지 않는다. 돈과 시간만큼 제한된 에너지다. 절박함이 강할 땐 근성 에너지도 잘 생기지만, 그만큼 영혼도 빨리 고갈된다. 이런 특수 에너지는 아껴 써야 한다. 중요한 곳에 꼭 필요한 타이밍에만. 안 될 것 같은 건 빨리 포기하는 게 현명한 영업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