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망하지 않는 확실한 방법
일해서 돈 버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잘하거나 남과 다르거나. 잘하는 건 어렵다. 아무리 노력해도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 선택받은 소수의 영역이다. 아마추어 사이에선 조금만 잘해도 특별해 보일 수 있지만, 프로 시장에선 상향 평준화된다. 어떤 스포츠도 1위 팀 승률이 60%대를 넘지 못한다. 조금 더 이긴다는 게 얼마나 어렵고 대단한 것인지 알 수 있다.
남과 다른 걸 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블루오션 개념은 요즘 시대엔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설령 독자적인 길을 가도 그것이 조금만 돈이 된다 싶으면 경쟁 업체가 득달같이 달라붙는다. 특히 모방은 한국인이 특출 난 재능을 보이는 분야라 더 심하다. 시장 형성 전에 치킨 게임을 시도하다 자멸하기도 한다. 그러면 다른 의미에서 남과 다르게 하는 방법이 있다.
문자 그대로 남이 하기 싫어서 안 하는 걸 찾아서 하는 것이다. 더럽고 귀찮고 구려서 하기 싫은 일. 음식물 처리는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이지만, 모두가 하기 싫어한다. 하지만 하기만 하면 먹고는 산다. 기업도 이런 일이 있다. 다른 회사가 꺼리는 블랙 기업 일을 해주는 거다. 물론 대부분 진상이라 같이 일하다 보면 없던 종교가 생길 판이지만, 그래도 돈은 번다.
나는 이걸 ‘망하지 않는 확실한 방법’이라 부른다. 누군가는 해야 하지만 누구도 하기 싫어하는 일을 하면 살아남을 수 있다. 망할 것 같으면 이런 것만 골라서 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하지만 좋은 회사가 되려면 이런 식의 수익 구조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남이 하기 싫어하는 일만 골라서 하는 건 버틸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이다. 그리 오래 쓸 방법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