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폭 영화를 세 개만 꼽으라면 달콤한 인생, 비열한 거리, 신세계다. 세 작품 다 이병헌, 조인성, 이정재의 인생 영화로 커리어나 피지컬 면에서 절정의 연기를 보여준다. 이병헌은 항상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니 달콤한 인생이 정점이라 하기 어렵지만, 비열한 거리나 신세계는 조인성과 이정재에게 특별한 작품이다.

세 작품 다 최소 5번 이상은 본 것 같은데 볼 때마다 새롭다. 같은 작품 안 질리고 계속 보는 건 타짜가 최고지만, 조폭 장르에선 위 세 영화가 최고다. 지금은 시대가 달라져서 더는 저런 식의 조폭 영화가 공감받긴 어렵다. 갱스터 영화가 안 나오듯 조폭 영화도 더 나오긴 어려워서 한국 조폭 영화의 정점이지 않을까 싶다.

넷플릭스에서 카르텔을 다룬 작품을 보다 보면 한국의 조폭은 상대적으로 너무 약하다. 상상 초월의 스케일로 범죄를 다루는 외국 범죄 영화와 비교하면 밀리는 게 한둘이 아닌데 보면 또 그 나름의 맛이 있다. 세 영화 다 해당 감독의 최고 작품인 것도 공통점인데 아직 본 적 없다면 셋 중 어떤 걸 봐도 후회가 없을 명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