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인간은 얼마나 살아야 적당할까?
인간은 얼마나 살아야 적당할까? 예전엔 장수의 상징적 기준은 환갑이었다. 평균 수명이 거기에 한참 못 미치기도 했고 그 시절 환갑은 실제로 외모도 늙었다. 그런데 지금은 60대에 죽으면 요절이다. 노인이란 표현을 쓰기 어색할 만큼 젊어 보이는 노인이 흔하다.
90대 정도는 살아야 장수했다는 말이 나올 만큼 기 기준이 높아졌다. 기대 수명만큼이나 건강 수명도 길어져서 오래 사는 게 나쁜 시대도 아니다. 노인이 돼도 즐길 거리가 많고 즐길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한 노인이 많다. 이상적인 조건을 가정하면 인간은 오래 살수록 좋다.
여기까진 일반론이고 내 가치관은 좀 다르다. 나는 인간이 그렇게 오래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죽을병에 걸리면 굳이 치료하고 싶지 않은 이유도 이런 맥락에서 한 생각이다. 신이 그렇게 나를 데려가겠다면 내 운명을 받아들이겠다는 거다. 어차피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물론 나도 결혼해서 처자식이 생기면 달라질 수 있다. 끝없이 살고 싶은 욕심은 없지만, 그래도 부모님보다 일찍 죽는 불효는 하고 싶지 않다. 반드시 오래 살아야 할 이유가 생긴다면 가치관도 달라질 거다. 다만 그전까진 매일 열심히 건강 관리를 하되 나머진 신의 뜻에 맡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