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거절 잘하는 사람이 되는 방법
미안한 건 잠깐이다. 하지만 그게 불편해 부탁을 쉽게 들어주면 본인 스케줄이 망가진다. 돈 들어가거나 내 인맥이 필요한 부탁은 잘 들어주는데 시간 쓰는 부탁은 고심하는 편이다. 시간은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자원이라 웬만해선 안 내준다. 내가 먼저 연락해서 밥이나 술을 산다면 그건 정말 많이 아끼는 관계다.
시간 약속을 강박적으로 잘 지키는 것도 이런 마인드 때문이다. 내 시간이 소중하니 남 시간도 내 시간만큼 중요하다. 아무리 잘나도 지각하는 게 습관인 사람과는 일은 같이 안 한다. 우리 회사 동료들도 시간 잘 지키는 수준이 나랑 비슷한 이유다. 시간관념은 내가 교육으로 못 바꾼다. 그래서 애초에 시간관념이 비슷한 사람만 뽑았다.
거절을 잘하는 이유는 내 시간을 지키기 위해서다. 상대가 싫거나 그 부탁이 대단히 어려워서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나한테 부탁할 정도 사이면 보통 친하다는 표현을 쓸 수 있는 관계다. 그런 상대의 부탁을 거절하는 건 한국인 정서상 어려운 일이다. 미안함이 없을 수 없다. 그래서 그때마다 되새기는 다짐이다. 미안한 건 잠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