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빠른 방법
스프레이 몇 번 뿌린 게 전부다. 방 문틈에서 좀이 종종 나타나길래 쿠팡에서 좀약을 사다가 뿌렸다. 정말 신기할 만큼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 몇 달을 짜증 내다가 한 처치인데 스트레스받은 게 허탈할 만큼 효과가 탁월하다. 왜 진작 이렇게 대처하지 않았는지 한심할 따름이다.
어릴 때 무릎에 큰 사마귀가 난 적이 있다. 옷 입는데 이물감이 느껴질 만큼 사마귀가 커서 불편했는데 성인이 될 때까지 그러고 살았다. 부모님에게 말하고 싶었는데 괜히 걱정하실까 봐 마음도 쓰이고 사나이는 그런 사사로운 것에 신경 쓰면 안 된다는 마초 특유의 허세도 있어 참았다.
성인이 된 후 내 돈으로 바로 제거했는데 몇 초면 사라지는 거였다. 몸 고생 마음고생을 한 게 허무하더라. 그 큰 사마귀가 한번 제거하니 다신 안 생긴다. 과학과 의학의 발달은 생활 속 수많은 문제에 분명한 해결책을 준다. 심지어 플라세보 효과가 크다는 멜라토닌조차 수면에 도움을 준다.
건강 검진을 미룬다고 있는 병이 없어지는 게 아니다. 문제는 어떤 식으로든 반드시 조처해야 해결된다. 좀이 저절로 사라지길 기다렸다면 계속 시달렸을 거다. 병원에 가지 않았다면 지금도 사마귀가 있을지 모른다.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당장 처리하는 거다. 이보다 확실한 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