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못 모으는 건 입지 문제가 아니라 실력 문제다.”
– 우노 다카시


외식업을 시작하려면 한국외식업중앙회에서 하는 식품 위생 교육을 받아야 한다. 난 이 위생 교육을 받으러 갔다 온 경험이 있는데 솔직히 가기 전엔 예비군 훈련 가는 기분이었다. 엄청나게 지루하고 의미 없는 얘기를 종일 들어야 하는 고문 말이다. 하지만 이게 웬걸, 수업 퀄리티가 상당했다. 특히 이름이 기억나지 않지만, 한 외식업 고수의 경험에서 나온 탁월한 노하우는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1. 너무 자본금 없이 시작하면 안 된다
굉장히 성공한 가게의 주방장과 매니저가 부부로 함께 창업한 사례를 들려줬다. 매우 뛰어난 음식 솜씨와 운영 노하우를 가진 식당이니 어찌 보면 성공까진 아니어도 살아남는 게 이치에 맞지만, 이 가게는 그렇지 못했다. 이유는 단 하나, 너무 없는 돈 끌어모아 시작하는 바람에 가게가 자리 잡을 때까지 버틸 운영 자금이 없었다. 음식점이 손익분기점을 넘기려면 빨라도 6개월은 걸리는데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 정도의 돈만 가지고 시작하면 자리를 잡기도 전에 망할 수밖에 없다. 최소 1년 치 정도의 운영 자금은 확보하고 시작해야 한다.

2. 개업하고 바로 지인 부르면 안 된다
많은 외식 창업 초보자가 하는 실수라 한다. 가게를 처음 열면 대부분 자기 지인 불러서 매장을 시끌벅적하게 만드는데 이게 여러모로 굉장히 안 좋다. 첫째, 어떤 것이든 처음 시작할 때는 손에 익지 않아 실수가 잦다. 초보 가게는 손님이 적어도 실수투성이고 버거운데 지인 불러서 갑자기 손님이 몰리면 반드시 큰 실수 할 수밖에 없다. 한 번 이상한 이미지가 생기면 소문이 안 좋게 난다. 둘째, 가게 사장이 자기 지인과 잡담 주고받으며 친목 도모하면 처음 온 손님은 소외감을 느낀다. 차별받았다고 느낀 손님은 다시 오지 않는다.

3. 메뉴판에 있는 걸 서비스로 주면 안 된다
메뉴에 있는 걸 손님한테 서비스로 주는 가게가 많은데 이런 건 평범하다 못해 하수의 영업 방법이다. 적은 비용으로 진정한 고객 감동을 끌어내려면 메뉴에 없는 걸 줘야 한다. 일테면 소시지 맥주 세트를 시킨 손님한테 서비스 준다고 할 때 맥주 한 병 더 주고 가는 식이 아니라 메뉴판에 가격이 없는 계란말이 같은 걸 크고 푸짐하게 보이게 만들어서 가져가란 의미다. 달걀과 파 등을 조합해 큼직해 보이는 계란말이를 서비스하는 건 원가는 얼마 안 하는 데 굉장히 신경 썼다고 느끼게 한다. 서비스는 이렇게 적은 비용으로 큰 효용을 추구해야 한다.

강의가 끝나고 따로 초청하고 싶어 명함까지 받았는데 명함을 잃어버렸다. 사실 장사로 크게 성공한 분이 알려준 노하우치곤 사소하다 싶을 만큼 디테일에 치중한 조언이었는데 그 소소한 디테일이 승부의 핵심이 아니었을까 싶다. 하긴 나도 명함 잘 챙기는 디테일이 없어 좋은 기회를 몇 차례 놓친 적이 있다. 어쩌면 사소해 보이는 건 실제로 사소한 게 아닐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