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는 경험이다. 단순히 사는 걸 넘어서 소비 행위 그 자체가 추억이고 그 사람의 가치관을 형성하는 요소다. 돈을 어디서 어떻게 쓰는지를 보면 그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난다. 소비를 바라보는 관점이 궁상맞으면 돈은 모을 수 있을지 몰라도 매력을 쌓기란 요원하다.

메리츠자산운용 존 리 대표가 입버릇처럼 말한 게 젊을 때 차 사지 말고 한 푼이라도 더 모아서 투자하라는 거다. 함부로 사치하지 말라는 충고라면 동의하지만, 인생관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소비를 하지 말라는 건 이해가 안 된다. 젊을 때 자기가 원하는 차를 타는 건 낭비가 아니다.

차는 스마트폰처럼 생산성을 높이기도 하고 더 나아가 라이프스타일 자체를 바꿔서 새로운 가치관과 관점을 형성하게 도와준다. 좋은 소비는 당장 돈 낭비처럼 보여도 인생 전체에서 생산성엔 오히려 크게 이득이다. 무엇보다 청춘은 짧고 우리 삶은 되돌아갈 수 없다는 걸 인지해야 한다.

젊을 때 하는 연애와 늙어서 하는 연애의 감흥이 다르듯 소비도 나이에 따라 느낌과 배움이 천지 차이다. 그렇다고 카푸어를 하라는 건 아니지만,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소비라면 투자라고 생각하고 과감하게 쓰라는 거다. 그렇게 돈 쓰면서 배운 건 삶을 움직이는 원동력이자 자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