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탁은 늘 가볍게 하는 편이다. 상대가 거절해도 서로 불편해지지 않게. 너무 무겁고 강하게 부탁하면 마지못해 부탁을 들어주는 사례가 생기는데 그런 건 관계에 좋지 않다. 그래서 이게 부탁인지 아닌지 알기 애매하게 흘리듯 얘기한다. 되면 좋지만, 안 돼도 상관없다.

이렇게 말해서 안 되면 어차피 나도 쉽게 던진 말이라 딱히 실망할 게 없고 상대도 거절에 깊게 고민 안 해도 되니 상부상조다. 물론 평소에 부탁 자체를 거의 안 하지만 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하니 지인들과 부탁으로 문제가 된 일은 없다. 부담감은 관계의 큰 짐이다.

웬만하면 부탁은 안 하는 게 좋다. 뭐든 상대에게 신세를 지면 그건 다 마음의 빚이다. 어떤 식으로든 언젠간 갚아야 한다. 하지만 부탁을 해야 한다면 이렇게 적당히 하는 걸 추천한다. 어차피 들어줄 부탁이면 적당히 해도 성공하지만, 안 될 부탁이면 어떻게 해도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