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스스로 정의롭다고 하는 사람을 안 믿는 이유
착한 사람을 보면 신기하다. 인간은 지독하게 이기적이라서 악한 게 당연한 건데 심성이 선한 사람은 내 기준에선 별종에 해당한다. 테슬라에 투자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인간 혐오가 있어서다. 절반 이상의 운전자는 운전할 자격이 없을 만큼 운전 실력이 형편없고 그걸 인공지능이 빨리 대체하길 원한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길 원하니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셈이다. 사람은 쉽게 믿을 수 없다. 이런 마음가짐이 사업하는 동안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만들고 실수하지 않게 도움이 됐다. 직원들이 언제든 횡령할 수 있다고 판단해 그럴 수 없는 구조를 짰다. 돈 앞에선 누구도 예외가 없다.
나도 나를 안 믿는다. 스스로 시험에 드는 상황 자체를 안 만든다. 내가 유혹에 강한 사람인지 아닌지 알고 싶지 않다. 강렬한 유혹을 안 겪어봐서 모르지만, 그런 상황이 되면 악마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내 마인드가 이렇다 보니 스스로 정의롭다고 하는 사람은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 가장 못 믿을 부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