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만나지 않아도 친할 수 있는 이유
페친을 밖에서 우연히 발견할 때가 있다. 보통 알아보기 어려울 것 같지만, 대화를 나눠본 페친은 의외로 보면 그냥 안다. 실제 지인도 아닌데 내적 친밀감이 쌓여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인사할 뻔한 적도 있을 정도다. 어떤 의미에선 오프라인 친구보다 페친이 더 친숙하다. 매일 보니까.
메타버스가 어떤 식으로 구현될지 알 수 없지만, 그 공간 속 친구가 밖에서 친구보다 친분이 덜하진 않을 거다. 온라인에서 무형의 가치가 오프라인의 그 어떤 것보다 비싸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실제로 게임 아이템 중엔 매우 고가로 거래되는 사례가 흔하고 요즘은 NFT 가격도 만만치 않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인맥을 나눌 필요 없다는 포스팅을 한 적이 있다. 밖에서 봐야 그게 진짜 친구이고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 영원히 온라인에서만 관계를 맺더라도 이미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언젠가 가상과 현실조차 나눌 필요가 없는 순간이 올 거다. 우리는 이미 메타버스 세상에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