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성공하는 것보다 망하지 않는 게 더 중요한 이유
엄청난 갑부도 방심하면 몰락할 수 있는 게 자본 시장이다. 독일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던 제약 재벌 아돌프 메클레는 서브프라임 당시 무리한 공매도로 10억 유로 이상을 잃어 그 여파로 자살했다. 죽기 몇 년 전 독일 최고 훈장인 연방공로십자훈장을 받았던 재벌의 말로가 이럴진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거다. 하지만 리스크 관리 못 하면 실패 한 번에도 이렇게 될 수 있다.
평범한 사람이 물질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은 상한선이 어느 정도 한계가 명확한 편이다. 적응이 빠른 인간의 욕망은 경제적 성공을 통해 채울 수 있는 행복감은 그 총량이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실패에서 오는 상실과 고통은 바닥이 없을 만큼 하단이 열려 있어 항상 망하지 않게 리스크 관리하는 게 과감한 도전보다 훨씬 중요하다. 올라가지 않고 지금 위치를 잘 지키기도 쉽지 않다.
어릴 땐 답답할 만큼 적금으로만 돈을 모으며 안정 지향적인 부모님을 보며 답답함을 느꼈던 적이 많다. 그런데 내가 성장하는 내내 계속 공격적인 도전을 하며 살 수 있었던 건 흔들리지 않는 부모라는 토양이 있기에 가능한 거였다. 성공하는 것보다 망하지 않는 게 훨씬 중요하다는 아버지의 가르침이 요샌 정말 크게 느껴진다. 욕심부리지 않고 내가 가진 걸 잘 지키는 삶을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