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실수까지 고려한 시스템을 만들어라
사용자의 작은 실수에도 계속 사고가 난다면 그 시스템은 처음부터 설계에 문제가 있다. 안전 설비는 기본적으로 풀 프루프 시스템으로 설계한다. 어떤 멍청이가 이상한 짓을 하더라도 큰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대비한다. 노트북 전원 버튼을 취소 버튼 옆에 붙여 놓으면 멍청이가 아니어도 누구나 실수하게 돼 있다.
제품 설명서를 자세히 읽지 않아도 사용에 어려움이 없는 게 좋은 상품이다. 고객이 똑똑하게 행동할 거라 예상할수록 상품성은 나빠진다. 직관적으로 문제가 있는 디자인은 아무리 의도가 좋아도 잘못된 상품이다. 가만히 있는데 폰이 떨어져 박살이 났다. 혹시나 해서 살펴보니 안쪽 주머니 옆에 구멍이 뚫려 있다.
새 옷에 왜 구멍이 있나 봤더니 옷 디자인이 원래 그런 거였다. 주머니 안 쪽에 구멍을 뚫어 놓다니. 이런 멍청한 옷은 처음이다. 천장 조명에 머리를 계속 박는다면 그건 본인 실수가 아니다. 조명 높이가 문제지. 사용자 부주의를 탓하는 사업자는 좋은 상품을 만들 수 없다. 그 변수까지 고려하는 게 프로의 마인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