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나쁜 건 시작을 참는 게 제일 쉽다
자고 일어나니 뚱뚱한 사람이 되는 일은 없다. 대부분 살은 매일 조금씩 찐다. 운동 부족과 안 좋은 식습관이 결합해 만든 결과다. 이것은 한순간 실수가 아니다. 오랜 악습의 결과라 없애려면 역시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현대 의학의 도움을 받아 몸무게를 줄여도 생활 습관이 안 좋으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다. 이건 다이어트만 이런 게 아니다. 만사가 마찬가지다.
“쇠에서 생긴 녹이 쇠를 먹어 들어가듯 방종한 자는 자기 행위 때문에 지옥으로 끌려들어 간다.” 인도 승려 법구가 만든 법구경에 나오는 구절이다. 나태함을 방치하면 녹이 쇠를 녹슬게 하듯 고치기 힘든 큰 악습이 생긴다. 알코올 중독자나 골초로 태어난 사람은 없다. 방만하게 살다 보니 그렇게 됐고 그 시작은 대단한 게 아니었다. 삶은 사소한 계기로도 쉽게 무너진다.
예방이 치료보다 중요하다. 방 청소가 싫으면 처음부터 어지르지 않으면 된다. 순간의 게으름이 방을 쓰레기장으로 바꾼다. 작은 유혹을 가볍게 여기면 악습관이 나를 점점 지옥으로 끌고 간다. 항상 절제와 성찰이 중요한 건 망가지기 전에 막는 게 더 쉬워서다. 의지가 강한 사람도 금연과 다이어트는 어렵다. 처음부터 안 피고 안 찌는 게 최선이다. 나쁜 건 시작을 참는 게 제일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