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에 동료와 비트코인을 사러 일본에 갔다. 비트코인을 사는데 왜 일본까지 갔을까? 당시에 비트코인은 일본에서 사서 한국에서 바로 팔면 바로 차익이 남는 이상한 상황이었다. 일명 ‘김프(김치 프리미엄)’라는 것인데 쉽게 말해 일본에서 비트코인을 산 후 한국에서 거래하면 차익이 남는단 얘기다. 잘 모르는 사람은 이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싶겠지만, 당시엔 문자 그대로 돈 놓고 돈 먹기가 가능했다.

물론 여기엔 몇 가지 장벽이 있다. 일본 거래소에서 가상화폐를 사려면 거래소 계정이 필요한데 이걸 한국인은 가입할 수 없다. 그래서 굳이 현찰을 들고 가 일본 현지 친구를 통해 비트코인을 산 후 한국에 판 것이다. 결과는 어찌 됐을까?

어차피 비행기 통해 가져갈 수 있는 돈은 소액이라 벌어봤자 얼마 못 번다. 결과적으로 출장비가 더 들었다. 출국할 때만 해도 10~20%를 넘나들던 김프가 단 며칠 만에 거의 0%에 수렴하게 곤두박질쳤다. 가상화폐의 변동성이 얼마나 큰지 체감했다.

당시 200~300만 원을 넘나들던 비트코인 가격을 보며 동료와 나눴던 대화가 생각난다. “야 이거 너무 오른 거 아니냐?” 그런데 생각해 보면 비트코인은 늘 비쌌다. 그게 얼마든 항상 비싸게 느껴질 뿐이다. 어느 정도가 비싼 건지 기준점 자체가 없다. 이러면 가치 평가가 안 된다.

거품이 거품인 줄 알면 그걸 거품이라 할 수 있을까? 버블은 터지기 전까진 버블이 아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달러를 넘기면 그건 거품일까? 그걸 누가, 어떻게 정할 수 있나? 오르는데 이유 없듯 내리는데도 이유 없다. 그러니 비트코인은 투자가 아니라 그냥 도박이다. 억 단위까지 올라갈 수도 있지만, 0원이 될 수도 있다.

화폐는 인간의 상상력과 믿음을 먹고 성장한다. 비트코인을 온라인 금이라 믿든 쓰레기라 생각하든 그건 본인 선택이다. 친형이 운영하는 이태원 펍에서 오래전에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게 장사했다. 당시에 맥주 한 병에 0.2BTC 정도에 팔았는데 난 그조차도 맥주가 손해라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그때의 비트코인과 지금의 비트코인은 무슨 차이가 있길래. 비트코인 가지고 거품 타령하는 건 무의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