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효율 높은 삶’에 중독돼 있다. 제일 빠른 길에 집착하고, 가장 최적화된 방식으로 해야 한다. 뭐든 가장 좋은 방법만 찾아다닌다. 남이 써 놓은 리뷰를 안 읽으면 자기 안목으로 물건 하나 못 고른다. 물론 이걸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여행을 가려는 친구 녀석이 여행 ‘공부’를 열심히 하는 모습을 봤다. 미리 현지를 다녀온 사람들이 써놓은 ‘최적화된 경로’로 여행하는 걸 꼼꼼히 기록한다. 거의 시간 단위로 어떻게 진행할지 정해놓는데, 그 여백 없는 빽빽함에 답답함이 밀려온다.

우리는 왜 그렇게 모든 것에서 효율에 집착하는 걸까?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이라 여유가 없는 걸까? 사실은 두려운 거다. 자신이 예측하지 않은 상황으로 흘러가는 의외성이 두렵고, 기회비용을 낭비하는 게 아깝다.

이렇게 ‘똑똑한 선택’만 하고 사는 삶은 도전을 피하는 경향이 크다. 뭔가를 해보자고 하면 리스크 분석부터 한다. 과정과 경험에 대한 가치보다 결과에 대한 압박감과 두려움이 더 크다. 내면의 욕구에 이끌려 거침없이 도전해 본 경험을 가진 젊음을 찾기 어렵다.

이런 게 너무 안타깝다. 정답이 없는 문제를 토론하려고 하면 시간이 아깝다고 하고, 뭔가 새로운 걸 해보자고 하면 귀찮다고 한다. 크게 베팅해 보자고 하면 두렵다고 하고, 포기하고 다른 거 하자고 하면 그건 싫다고 한다. 머리를 엄청 굴려 효율은 무지 따져대지만, 결국 제대로 창조해 내는 건 하나도 없다. 늘 남과 비슷하게 사는 게 안전한 길이라 믿는다. 수많은 젊은이가 이 도그마에서 끝내 벗어나질 못한다.

인생은 기업 경영하듯 운영되는 게 아니다. 인간의 신체는 기계가 아니다. 뭐든 ROI 따져가며 결정해야 할 만큼 젊은이의 삶에 이해타산은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무모할 정도의 시도와 경험 속에서 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키워야 한다. 이게 똑똑함을 이기는 현명함이다. 뭐든 효율 높은 선택만 하고 사는 게 좋은 것일까? 그런 건 나이 먹고 해도 늦지 않다.

어떤 것을 할지 말지, 어디를 갈지 말지 고민하는 순간 아무것도 안 할 확률이 급속하게 올라간다. 원래 분석하고 고민하는 과정 자체가 ‘안 하는 데 필요한 합리적인 이유’를 찾는 과정이라 그렇다. 그러니 리스크 분석 같은 거 너무 열심히 하지 마라. 실행을 고민하면 고민할수록 안 할 이유만 늘어날 테니 말이다.

물론 충분한 고민이 있어야 좋은 선택이 가능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장고 끝에 더 좋은 수가 나오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그런 건 내공이 높은 어른들이 리더십을 바탕으로 판단할 때 효과적인 것이지, 경험이 없는 젊은이들은 계산기 두드려봐야 뻔한 결론만 낼뿐이다.

젊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 기회다. 좋고 빠른 길만 가려고 지도를 너무 꼼꼼하게 볼 필요 없다. 돈을 잃으면 잃는 대로 얻는 게 있고, 고생하고 힘든 경험을 하면 그만큼 성장의 기회도 있다. 연비에 집착하는 어른들 보면서 흉내 낼 거 없다. 그분들은 정말로 남은 시간이 없어서 그러는 거다.

지금 20대라면 뭐를 하든 저돌적으로 돌진하는 패기가 더 중요하다. 냉철한 이성으로 계산하는 행위를 멈추고, 더 단순 무식한 실행력에 초점을 맞춰라. 길을 잘못 왔으면 빠르게 돌아가면 된다. 성공은 많은 시도 끝에서 행운을 만나 오는 것이지, 철저한 계산을 통해 이루는 합리적인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