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자식이 어릴 때 머리가 좋은지 나쁜지 걱정하지만, 사실 진짜 걱정할 부분은 머리나 육체의 재능이 아니라 인내심이다. 인내심은 가끔 의지라는 단어로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처럼 포장되지만, 이것이야말로 정말 키우기 어려운 타고난 재능 중 하나다. 만약 인내심을 타고나지 않았다면 남은 건 지독한 훈련뿐이다.

– 쉬움
처음에는 아주 쉬운 걸 골라야 한다. 얼마나 쉬워야 하는지 묻는다면 하루에 ‘영어 단어 100개 외우기’ 이런 게 아니라, 3개다. 30개 아니다. 딱 3개 정도면 충분하다.

– 일상
따로 일정을 잡아서 하면 안 된다. 아주 빠르게 치고 빠져야 한다. 내 경우 밥 먹기 바로 직전에 단어장을 편다. 그리고 식사 전에 몇십 초 정도만 본다. 1분 이상 보면 안 된다. 몇십 초다. 어차피 오래 볼 것도 없다.

– 강도
유치할 정도로 쉬운 걸 고른 관계로 이 정도면 약간의 의지만 있어도 할 만하다. 문제는 너무 쉽다 보니 금방 매너리즘에 빠지는 데, 이때부터 강도를 높여줘야 한다. 하나만 외우지 말고 개수를 좀 더 늘려봐라.

– 확장
강도를 계속 높이다 보면 부담감이 커지고 지친다. 이때는 강도를 그만 높이고, ‘습관의 연결성’을 활용하는 게 좋다. 밥 먹기 전에만 하던 걸 밥 먹은 후에도 해 봐라. 비슷한 패턴이라 금방 익숙해질 수 있다.

내 동료들은 어떻게 내가 매일 글을 쓸 수 있는지 신기해하는데, 이게 다 이런 식으로 훈련해서 키운 것이다. 난 10년 넘게 이렇게 글쓰기를 훈련했다. 이 정도 했으면 글쓰기 자판기가 돼도 이상할 게 없다.

영어 단어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걸 이런 방식으로 훈련할 수 있다. 심지어 나는 피아노도 몇 마디씩 끊어 연습한다. 지나가다 아주 잠깐 연습하지만, 몇 달 동안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새 어려운 곡도 익숙해진다. 이 훈련법이 적용 안 되는 경우는 딱 하나다. 그 ‘아주 쉬움’조차 하기 싫은 경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