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난 척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좋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사실 난 그런 사람을 그리 싫어하지 않는다. 늘 겸손하고 정제된 말만 하는 박지성 선수의 인터뷰보다 잘난 척과 자부심으로 묘한 매력을 발산하는 이천수 선수의 인터뷰를 더 재밌어했다.

다만 평소 시각과 달리 남의 의견을 듣는 누군가의 태도를 볼 때는 이와 정 반대 관점에서 지켜본다.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의 의견에 ‘지적 겸손함’을 가지고 듣는지 말이다.

‘배움에 겸손하지 않은 사람에게 새로운 지식이 쌓일 리 만무하고, 이런 사람은 더는 발전할 수도 없다.’

일하다 보면 자기 커리어를 강하게 어필하면서, 본인이 얼마나 전문가인지 유독 강조하는 사람이 있다. 본인의 커리어를 소개하는 의도라기보다는 ‘내가 이렇게 전문가이니 내 말을 따르라’는 식의 뉘앙스가 강한데, 대체로 이런 타입과는 대화가 어렵다.

이미 본인의 판단이 최고이고, 정답을 다 정해 놓고 듣는 사람과 더 말해서 무슨 의미가 있을까. 아무리 전문가라도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겸허히 듣지 못한다면 포용력과 유연성 면에서 빵점이라 할 수 있다.

실력 면에서 뛰어난 사람이라도 커뮤니케이션이 막막하면 같이 일하기 정말 피곤하다. 특히 상대방이 ‘뭘 모르는 소리’를 했다고 바로 말 끊고 면박을 주는 사람은 그 사람의 인성까지 의심된다.

업계 최고의 대가라도 공부는 끝이 없다. 70살 노인도 7살 꼬마에게 배울 부분이 있듯, 나이 먹고 권위 있다고 ‘지적 겸손함’을 잃어버린다면 그 사람의 한계도 딱 거기까지다. 지금 본인의 위치가 어디든 이 마음가짐을 잃어버린다면 딱 거기까지가 성장의 한계임을 명심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을 때는 모든 걸 내려놓고 정말 겸손한 마음으로 듣자. 그 태도, 그 마음가짐 하나가 정말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