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해가고 있는 서비스에 이대로 하면 더 망한다고 말하는 건 참 잔인한 일이다. 성공한 사례만 배우기도 바쁜 시대에 실패를 분석한다는 건 착잡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때 싸이월드를 애용했던 유저로서 현재 싸이월드 전략은 관 뚜껑에 못질하는 일이라 말하고 싶다. 이건 싸이월드에 대한 내 마지막 애정이기도 하다.

싸이월드의 김동운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싸이월드는 폐쇄형 SNS로 고유의 가치를 갖고 있다며 이용자들의 추억을 꼭 지키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이용자들의 사진 데이터를 지우고 싶지 않다며 이용자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끝까지 변화하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E-book 같은 단행본 만드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한다. 이 얼마나 시대착오적 발상인가.

– 폐쇄형 SNS?
소셜미디어의 본질은 공유와 소통이다. 나를 드러내거나 남을 보기 위해 활동하는 것이지 일기 쓰라고 만든 서비스가 아니다. 물론 소수 유저는 일기장 쓰는 느낌을 선호할 수도 있지만, 그건 전략적으로 유의미한 수치가 못 된다. 왜 유저들이 혼자만 보는 사진을 보관하기 위해 서버와 네트워크를 낭비하게 놔두나. 일부 자료는 그럴 수도 있겠지만, 싸이월드의 대다수 사진첩은 비공개 상태다. 실제로 자주 보기 힘든 대상을 염탐하고 싶은 심리가 소셜미디어의 큰 축인 데, 보고 싶은 사람의 사진첩이 모두 비공개라면? 유저들이 또 방문할 이유가 없다.

– 이용자들의 추억을 꼭 지키고 싶다?
페이스북은 오직 현재에만 집중하고, 싸이월드는 끝까지 추억에만 집착한다. 이 관점의 차이가 모든 전략의 승패를 나눴다. 매일 쏟아지는 정보 소화하기도 바쁜 시대다. 과거를 리마인드 하는 게 소셜미디어의 메인 컨셉이 될 수 있을까? 싸이월드에 140억 장의 사진이 있다는 데 그중 현재도 활용되는 건 얼마나 되는가? 유저들은 바쁘다. 정성 들여 찍은 졸업 앨범도 십수 년에 한 번이나 보면 다행이다. 오래전 추억을 매일 보는 사람은 없다.

– 데이터를 바탕으로 E-book 같은 단행본 사업을 추진?
싸이월드 사진들 대다수가 오래전 사진이라 저화질이다. 지금은 서버 역량이 안돼 고화질 사진이 올라가지도 않는다. 인쇄에 부적합하거나 계속 보고 있기 민망한 수준의 사진이 대다수라는 의미다. 그런 사진들 모아 보려고 돈 내고 단행본 만들 유저가 얼마나 있을까? 소셜미디어가 온라인 전략에 집중하지 않고 이런 비즈니스 모델을 생각하다니. 정말 갈 데까지 간 게 아닌가 싶다.

관점의 차이가 중요하다. 마크 주커버그는 소셜미디어의 본질을 꿰뚫고 있었다. 많은 사람이 페이스북의 사생활 침해를 비판할 때 무시하고 친구 추천 등에서 더욱더 인간관계 파악을 파고들었다. 페이스북 타임라인 구조는 오직 현재에만 집중할 수 있게 구성돼 있다. 심지어 옵션 체크 안 하면 기존 포스팅 상당수가 타임라인에서 생략된다. 그만큼 페이스북은 행동으로 공유와 소통, 시간으로는 현재에만 집중한다. 이게 바로 막대한 서버와 네트워크 자원을 가치 있게 활용하는 것이라 믿었던 거다.

성공한 서비스와 실패한 서비스를 두고 비교하는 건 사실 부질없다. 성공이든 실패든 운이 제일 중요하고, 결과론 자체가 반론의 여지가 많은 분석이다. 하지만 사업에 성공한다는 건 ‘업의 본질’을 스스로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페이스북은 소셜미디어가 나아갈 방향을 알고 본질에 집착해 성공했다. 안타깝게도 싸이월드는 소셜미디어가 나아갈 방향이 아닌 것 같다.